국제해양문제연구소, ‘자유해’ 번역서 출간 국제해양문제연구소(소장 정문수)는 5월 31일 번역서 『자유해: 바다에서의 항해의 자유 또는 네덜란드인들의 동인도 교역에 참여할 권리』(휴고 그로티우스 지음, 정문수·이수열 옮김, 선인출판사)를 출간(사진)했다. 이 책은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 ‘바다인문학’ 번역총서 시리즈 제4권으로 발간된 것이다. 바다 공간에 대한 담론의 형성과 경쟁은 15세기 말과 16세기 초에 나온 일련의 교황칙서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신항로 경쟁과 양국 사이에 체결된 조약들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 이후 ‘폐쇄해’ 및 ‘자유해’ 담론은 특정 국가가 바다 공간에 대해 관할권 내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가 여부와 영해를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외교적·정치적·법률적 논쟁으로 이어졌다. 그로티우스는 ‘폐쇄해’ 담론을 반박하기 위해 『칙법휘찬』을 비롯한 4권의 법전으로 구성된 로마법대전, 『교황 그레고리우스 9세의 교령집』을 비롯한 4권 교령집으로 구성된 교회법대전, 그리고 스페인 법학자 프란체스코 빅토리아 등의 저서를 비롯하여 다양한 고전을 인용하고 있다. 『자유해』는 그로티우스의 『인디오에 관하여』(1604-05, 미출간)의 12장을 별책으로 출간한 것인데, 1609년 익명으로 시중에 나돌았다. 『자유해』의 저자와 별책 출간에 관한 사실은 『인디오에 관하여』가 1868년 『전리품에 관한 법』으로 이름을 달리하여 출간됨으로써 처음 확인됐다. 그로티우스의 『자유해』는 자연법에 근거한 항해와 교역의 자유를 골자로 하는 ‘자유해’ 담론의 토대를 제공한 이론서로, 그 영향력은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유지됐다. 이러한 점에서 『자유해』는 바다 공간에서 근대의 출발을 알리는 해양 고전이다. 이전부터 간접 인용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자유해』의 주장이 이번의 번역을 통해 독자들이 직접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2018년부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학제적 집단연구를 통해 바다와 인간의 관계를 둘러싼 현안에 대한 연구와 해법을 제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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