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해운과 금융 산업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이
해양금융 인력 사관학교로 성장하고 있다.
해운 선진국 그리스에서 수업을 듣고 세계적인 교수들의 특강도 들으며 현장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동시에 익힐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9일 한국해양대에 따르면 해양대는 2011년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특수대학원 형태로
선박금융학과를 설립해 운영하다가
2018년부터 전일제로 해양금융대학원을 만들어 전문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해운과 금융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곳은 런던시티대학교가 가장 유명하며,
아시아에서는 융합 교육을 하는 곳이 한국해양대 외에는 아직 없다.
해양금융대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겨울학기 4주간 그리스 아테네경제경영대학(AUEB)에서
6학점을 이수하고, 그리스 선진 해운·해양금융 기관을 견학한다는 점이다.
이기환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장은 "그리스는 크지 않은 나라지만 해양 강국의 위상을
오래 유지하고 있다"며 "선진국 해운업과 해양금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부딪혀 보고 배우는 것
이 가장 좋은 공부"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19세기 이후 해운 강국으로 성장했으며,
그리스경제에서 관광산업 다음으로 기여도가 높은 것이 해운업이다.
1970년대 초 현대중공업이조선업을 개척할 때 처음으로 2척의 유조선을 발주한 해운 기업이
바로 그리스의 리바노스 가문이 운영하는 선엔터프라이즈이며
최근까지도 현대중공업에 발주를 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해양금융대학원은 강사진도 화려하다. 국내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해양금융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마놀리스 카부사노스 아테네경제경영대학 교수, 니코스 노미코스 런던시티대 교수
등이 특강에 나서고 있다. 주기적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해양산업 특성을 고려해서 이론에
밝은 교수와 실무에 밝은 업계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원장은 해운과 금융을 동시에 알아야 한진해운 파산 같은 정책 실패를 다시 겪지 않는
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세계 7위 한진해운이 파산한 것은 해운과 금융 모두를 심도 있
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과거의 해운 실패는 투자 실패이자 시장 위험을 관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며 "해운 호황기인데도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해운산업이 몰락
하는 연결고리를 끊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운과 금융 모두를 이해하는 융합 역량의 확보가 필수적인 이유"라며 "해운을 한
사람도 많고 금융을 한 사람도 많은데 두 분야를 모두 잘 아는 전문가는 국내에 거의 없기
때문에 앞으로 해양금융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해양금융대학원 전일제 과정은 금융위원회와 부산시의 지원으로
운영돼 재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제공하고 희망하는 학생 전원에게 기숙사 비용을 지원한다"며
"해양금융 전문가가 많이 육성돼 대한민국을 아시아에서 제일 선진화된 해양금융 국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